2010년 5월 22일
한국 언론의 가장 큰 문제는 최소한의 사실 확인(fact checking)도 안 하고 글을 쓴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정정 보도를 내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지. 오늘 본 조선일보 기사도 그런 것 중 하나이다. 참고로 내가 조선일보 기사가 눈에 띄어서 까긴 했지만 똑같은 기사를 아무 생각 없이 복제한 언론이 조선일보 뿐은 아니다. 찾아 보시랍.
“보이저 2호, 우주에서 하이재킹?”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 내가 가장 먼저 했던 일은 물론 위키백과를 찾는 것이었다. 물론 위키백과를 정보 원천으로 삼는 건 약간 위험하지만 이 경우 위키백과를 3차 자료로 삼고 2차 자료의 위치를 확인하는 데 사용할 거니까 큰 문제 없다.1 실제 Voyager 2 문서를 보면 과학 데이터들에 문제가 생긴 건 맞는데, 5월 17일에 탐사선 메모리의 한 비트가 뒤집힌 게 발견되어서 19일에 리셋을 하도록 설정했다라고 부연되어 있다. 여기에 대한 출처를 찾아 보면 JPL에서 발표한 공식 발표문이 있고 5월 20일2에 성공적으로 리셋을 했으며 큰 문제가 없으면 23일에 활동을 재개한다고 쓰여 있다. 여기까지 내가 찾아 보는 데 5분 걸렸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여러 언론들)는 5월 13일 독일 빌트지의 보도를 인용하여 한국 시각 22일 새벽 5시에 웃기지도 않는 기사를 써 냈다. 뭐 외계인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 건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그렇다 할 수 있지만, 무슨 외국에서 1차 자료 없으면 못 쓰는 기사도 아니고 (설마 보이저 2호까지 보도 취재하겠다고 우주 유영을 하진 않겠지) 최소한 사건에 대한 공식 보도 자료라도 볼 생각도 안 했다는 점이 한심하다. 인용 후 기사화까지 9일이라는 시간이 있었으면 그 시간을 활용해서 약간의 확인이라도 더 해 보란 말이다 이 멍청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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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1차 자료는 사건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목격자나 관련자의 진술, 2차 자료는 1차 자료를 취합하여 내 놓은 종합적으로 정리된 기술, 3차 자료는 2차 자료를 요약 및 발췌한 백과사전 등의 출처를 뜻한다. 위키백과(그 자신은 3차 자료)에서는 2차 자료에 의존하는데 이는 1차 자료는 지엽적인 오류를 포함할 가능성이 높고 3차 자료는 너무 걸려져 전체 그림을 보는 데만 유용하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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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기사 쓸 때 이게 아직 안 나온 상황이었나 해서 한국 시각으로도 환산해 봤는데 21일 낮 11시이다. 마찬가지로 원인 발표는 18일 낮 10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