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4일 리듬게임 인생 (2)
이전 글에서는 펌프잇업, 킥잇업, 캔뮤직 그리고 오투잼에 대한 얘기를 했었다. 예고한 대로 이번 글에서는 때마침 부흥하기 시작한 PC용 리듬게임들에 대해서 다루게 될 것이다.
디제이맥스
디제이맥스는 지금은 리듬게임을 거의 모르는 사람도 이름 정도는 들어 봤을 정도의 브랜드 가치를 자랑하고 있지만, 그 시작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았다. 디제이맥스는 (후술할) 이지투디제이의 개발사인 어뮤즈월드의 병크짓으로부터 그 기원을 찾아 볼 수 있는데, 본래 이지투디제이의 온라인 게임 버전이 기획은 되었으나 실현은 되지 못 한 채로 회사의 지원이 점차 줄어들자, 개발팀이 모조리 퇴사해서 당시 기획을 바탕으로 새로운 온라인 리듬게임을 만든 것이 디제이맥스 온라인(이하 디맥온라인)이다. 물론 컨텐츠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설령 같은 개발팀이라 하더라도 그 바탕을 그대로 가져 왔겠는가 생각할 수 있으나, 나는 이 건에 대해서만은 확실한 증거를 가지고 있는 관계로 그대로 가져 왔다는 걸 확신하고 있다. (그런데 이 얘기는 설명하려면 좀 복잡하므로 나중으로 미루기로 하자.)
나는 디맥온라인의 오픈 베타(2004년 8월) 때부터 대략 2006년 정도까지 계속 디제이맥스를 해 왔다. 2004년 8월은 다른 말로 하면 고등학교 2학년 때인데, 자율학습(이라는 이름의 타율학습) 시간에 노트북을 들고 유선 인터넷을 쓸 수 있는 복사실로 가서 게임을 했던 기억이 난다. 복사실은 비단 노트북 뿐만이 아니더라도 워드 작업용으로 쓰이던 컴퓨터들 때문에 사람들이 꽤 바글바글했는데 (주된 사용 용도는 당연히 스타크래프트), 주기적으로 사감실에서 나와서 게임 하는 사람들을 끄집어다가 다시 학습실로 되돌려 보내기 때문에 좀 똥줄을 타야 했다. 뭐 이런 제약은 입시가 끝난 2004년 말에 이르러서는 거의 사라졌지만.
게임 얘기로 돌아 가면, 오픈 베타 맨 처음에 공개된 곡은 열 몇 개 정도 밖에 없었지만 그 정도만으로도 사람들을 열광시키기에는 충분했다. 특히 이지투디제이와 같이 미려한 배경 영상(BGA)을 지원했다는 점도 그러했는데, 이게 어느 수준까지 갔냐 하면 영상과 음악만 추출해서 소장하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다. 당시 리듬게임계에서는 이지투디제이 커뮤니티였던 테마 오브 이지투디제이(이하 테오이)가 가장 큰 커뮤니티였는데1, 테오이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어떻게 노트를 없애냐고 물어 보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 때가 내 기억과 기록을 대조해 보면 대략 2004년 10월이다.
그 뒤에 일어난 일은, 내 블로그를 아주 옛날부터 본 사람이라면 대강 알 것이다. 당시 손에 잡히는 모든 종류의 삽질을 하고 있던 나는 어셈블리를 대강은 알긴 하지만 그걸 실제로 써 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닫고 좀 공부나 해 볼까 하는 생각으로 디제이맥스 클라이언트의 분석을 시작했다. 역공학(reverse engineering)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시점에서 데이터 포맷2을 완벽하게 파악할 때까지는 6일이 걸렸고, 이윽고 파이썬으로 데이터 파일을 풀었다가 다시 재구성해 주는 프로그램을 짰는데 그게 바로 the spider였다. 그리고 공개 이틀만에 펜타비전에서 요청이 와서 바로 짤렸다(…). 하지만 이 정도로 굴복할 리가. 몇 주 뒤에 사람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른 것을 보고, 어쩌면 게임 인터페이스(디제이맥스에서는 기어라고 부르는 그것)를 만드는 이미지를 모두 투명 PNG로 고치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고 딱 그것만 해 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이게 좀 대박이 났다. 물론 이번에도 펜타비전이 테오이에까지 연락을 취해서 짤렸지만(…).
지금 생각하면, 지나치게 무모했다. IA-32 어셈블리는 역공학에 필요한 지식의 매우 일부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컴파일러들의 ABI, 윈도 API 같은 플랫폼 지식이 더 필요했는데, 아무 생각 없이 시도를 해서 성공할 보장은 없었다. 하지만 맨땅에 헤딩을 해 봐서 성공을 한 덕분에 적어도 자신감은 얻을 수 있고, 그 뒤에 이런 저런 일로 역공학을 할 때마다 당시의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 예를 들어 공개는 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디맥온라인의 데이터 포맷이 바뀌었을 때도 포맷 분석을 했는데, 포맷이 좀 더 복잡해졌음에도 불구하고3 비슷한 정도의 시간 밖에 필요하지 않았다.
사건에 대한 얘기는 이 정도로 해 두고 게임에 대한 얘기로 돌아 가자. 지금도 비슷하지만, 당시 디맥온라인에는 서울 채널(5키)과 도쿄 채널(7키, 나중에 추가되었다)이 있었는데 나는 서울 채널이 주력이었다. 7키는 분명 오투잼을 염두에 둔 게임 모드였겠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오투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7키가 잘 안 되는 기현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이건 그냥 내 7키 숙련도가 떨어지던 시점이라서 그런 것 같긴 하지만(…). 아무튼 5키만은 꽤 열심히 했고, 서비스 초기에는 5키 랭킹(레벨순)에서 첫 페이지(!), 다시 말하면 20위대;에 잠시 들었던 적도 있다. SC나 MX 같은 난이도들이 추가되기 시작할 때도 잘 버텼으니까 뭐 충성도가 높은 사용자라면 사용자겠다.
디제이맥스 온라인의 종말에는 여러 이유가 알려져 있으나,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퍼블리셔 문제였다. 본래 퍼블리셔는 넷마블이었는데 펜타비전이 2006년에 네오위즈 온라인에 인수되면서(네오위즈는 퍼블리셔이기도 하다) 애매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었다. 게다가 펜타비전 내부에서도 리듬게임만 잘 하는 회사라는 타이틀을 벗어나기 위해서 여러 다른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는데, 퍼블리셔 문제도 있는 게임에 리소스가 덜 투자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프로젝트들은 일반적으로 망했다고 평가받고 있다는 것이다. 즉, 사업 다각화를 위한 시도가 리듬게임만 잘 하는 회사라는 타이틀을 굳히는 결과를 낳아 버렸다.) 내가 디맥온라인을 접은 때는 이런 이유 때문에 업데이트가 사실상 중단되고 나서도 몇 달 뒤였는데, 업데이트가 중단된 것 자체는 접을 이유는 아니었지만 사람이 확 빠져 나가는 것은 문제가 되었던 모양이다. 그 뒤에도 아주 어쩌다가 들어가 보긴 했지만 사실상 하는 사람만 하는 상황이라 잠깐 하다가 버리게 되었고, 결국 디맥온라인은 2008년 초에 서비스를 중단하게 된다.
물론 다들 알듯이 디제이맥스 온라인의 종말이 디제이맥스의 종말은 아니다. 나와 디제이맥스의 인연은 한 번 더 있는데, 미리 말해 두지만 그건 디제이맥스 포터블이지 디제이맥스 테크니카는 아니다.
BMS
앞 글에서 킥잇업이 어떻게 펌프 시뮬레이터로부터 독립된 공개 리듬 게임으로 발전했는지 얘기를 했었는데, 사실 같은 일이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일어났다(그리고 여기서는 안 말하겠지만 미국에서도 일어났다…). 코나미가 비트매니아를 처음 만들 당시에 비트매니아는 (당시에는 그럴듯해 보였겠으나) 매우 조악한 배경 영상과 배경음·키음, 그리고 노트 패턴으로 이루어진 게임에 불과했다. 당연히 데이터만 가져 오면 구현은 쉽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그렇게 만들어진 최초의 시뮬레이터 BM98이 지금 BMS라 부르는 일련의 공개 리듬 게임의 시초라 할 수 있다. 킥잇업과 BMS가 다른 점은, 킥잇업은 그 포맷을 쓰는 게임이 유일했지만 BMS는 여러 개라는 것이다(현실적으로 많이 쓰이는 건 몇 개 없긴 하다만). 이 때문에 킥잇업의 개발이 중단되며 명맥이 끊긴 것과는 다르게, BM98의 개발은 중단된 지 십여년 되었지만 BMS는 끈질기게 살아 남아서 현재 공개 리듬게임의 큰 축을 담당하게 되었다. BMS의 의의를 보여 주는 한 가지 예로, 일본 동인 음악가 중에 “비트매니아를 하다가 음악을 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꽤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십중팔구 BMS에 손을 대 본 경험이 있다(지금 BMS를 제작하느냐와는 별개로).
내가 BMS를 가장 열심히 했던 시점은 2006~2007년 경이다. 왜 “가장 열심히 했던 시점”을 말하냐 하면, BMS를 한 것만 기준으로 하면 2000년까지 거슬러 올라 갈 수 있기 때문이다(심지어 지금도 종종 한다). 맨 처음에는 이지투디제이에 심취해 있던 아는 형이 BMS 곡들을 복사해 줬길래 그걸 플레이했다. 내 기억이 맞다면 구동기는 당시 BM98와 호환되는 국산 게임으로 잘 알려져 있던 믹스웨이버였고, 곡들은 다 기억나는 건 아니지만 하나는 〈鳥の詩〉, 다른 하나는 무려 달식옥신4이었다. (그 형이 리듬게이머이기도 했지만 오덕이기도 했다는 걸 잘 보여 주는 선곡이리라.)
당연히 BMS의 초창기(즉, 내가 처음으로 BMS를 접하던 시점)에는 기존 리듬게임에서 복사해 온 BMS들이 훨씬 더 많았고, 그 리듬게임들을 모르는 내 입장에서는 BMS가 생소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 BMS 묶음은 킥잇업과 함께 하드디스크 백업 어딘가에 버려진 뒤로 그 행방이 묘연하다. 하지만 한참 뒤에, 그러니까 카피 BMS들이 많이 사라지고 자작 BMS가 충분히 많아졌을 시점이 되자 나는 BMS 계열 리듬게임을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리듬게임으로 보게 된다. 그리하여 (역시 당시에 많이 쓰이던 구동기인) 리듬잇을 깔고, BMS들을 꾸역 꾸역 받으면서 열심히 플레이를 했다. 어떨 때는 하루에 여섯 시간씩 꾸준히 플레이한 적도 있다(도대체 당시 학교는 어떻게 다녔는지 모르겠다). 리듬잇에는 인터넷 랭킹 기능이 있었는데, 나는 그다지 잘 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근성만큼은 뛰어나서 한 때 플레이한 노트 수 통계를 냈을 때 대략 백 몇십만 노트를 플레이해서 10위에 오른 적이 있다. (그런데 1위는 천 몇백만 노트였다…) 재밌는 점은 BMS 뿐만 아니라 그 뒤의 리듬게임의 경우에도 이런 식으로 100만회 정도 버튼을 눌렀을 시점에야 내가 이 게임을 너무 많이 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는다는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 BMS가 일본 동인 음악계와 상당히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내가 처음으로 동인 음악이라는 것을 접한 것도 사실은 BMS를 통해서라고 봐야 옳을 것이다. 게다가 지금 생각해 보면 동방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알기 한참 전에 동방 편곡 BMS를 플레이했던 것 같다(…).5 나 뿐만 아니라 나랑 비슷한 시기에 BMS를 접한 사람들이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 같은데, 이를 좋게 말하면 BMS가 동인 음악가의 요람 역할을 하고 있다 할 수 있고, 나쁘게 말하면 BMS만 지속적으로 만드는 사람들은 흔치 않다는 것이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나는 sasakure.UK를 보컬로이드 쪽에서 볼 줄은 몰랐다.) 이 현상은 리듬게임의 측면에서 한 가지 중요한 것을 함의하는데, 바로 난이도 문제이다.
BMS 곡들은 기본적으로는 무료로 배포되지만 많은 경우 원상태 그대로 복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때가 많다(자기 사이트에서만 받을 수 있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노트 패턴만 변경해서 배포하는 것은 어떨까? 실제로 사람들이 원래 곡의 난이도를 지겹다고 생각하고 노트 패턴을 더 어렵게 해서 리소스 없이 해당 파일만 배포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는데(BMS 파일 자체에는 키음·배경음·영상 등의 리소스가 들어 있지 않다), 이를 차분 BMS라고 한다. 차분 BMS는 보통 원작자의 허락을 받기도 하고, 리소스의 변경도 없기 때문에 전체 복제와는 달리 적법한 2차 창작으로 본다(아예 원작자가 파일 확장자만 바꿔서 넣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당연한 얘기지만, 지금은 웬만큼 유명한 BMS에는 충분히 어려운 차분 BMS가 함께 따라 다닌다(…). 이 충분히 어렵다는 게 어느 정도냐 하면, 1분에 1천개 이상의 노트가 떨어진다. (참고로 나는 가장 잘 했을 때 1분에 800개 정도를 처리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노트가 지나치게 막장인 BMS를 발광 BMS라고 보통 부른다.
나는 물론 보통 사람에 비해서는 리듬게임 실력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발광 BMS에 대해서는 언제나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발광 BMS가 흔해지면서 아주 쉬운 곡과 아주 어려운 곡 사이의 적절하게 도전할 만한 난이도의 곡이 확 줄어드는 게 내 눈으로 보였던 것이다. 내가 그렇다고 발광 BMS를 전혀 못 한다는 건 아니다(키보드가 영 안 좋아서 시도를 많이는 못 했지만, ★2 정도는 어렵지 않게 깼다). 하지만 리듬게임을 “게임성”으로서 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인데, BMS는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구조인데다가 당연히 아는 사람만 하는 게임이다 보니까 균형을 맞추는 게 쉽지 않은 것 같다. BMS OF FIGHTERS 같은 대회가 이 역할을 비교적 충실히 수행을 하고는 있지만 전반적인 경향을 바꾸는 건 좀 힘들지 않나 싶다. (경향으로 보면 BMS가 비트매니아랑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영향을 꽤 받는 것도 볼 수 있는데—롱노트의 등장이 대표적—, 이건 BMS 플레이어 중 비트매니아 플레이어가 상당수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긴 하다.)
아무튼 BMS는 아마도 내가 죽을 때까지 살아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앞으로도 시간이 되고 여건이 되면 BMS를 플레이할 생각이다. 그런데 내가 지금 당장 BMS를 못 하는 이유는 다른 이유가 아니라 BMS 플레이어를 돌릴 수 있는 컴퓨터가 없어서이다. 가지고 있는 컴퓨터 중에서 윈도가 깔려 있는 컴퓨터가 가장 느려 터진 넷북인데, 여기서 BMS를 하는 건 죽을 것 같다. 윈도가 아닌 다른 운영체제에서 돌아가는 BMS 플레이어가 아주 없지는 않고, 심지어 나도 하나 만들려고 했지만, 대부분 최신 확장을 지원하지 않아서 묻혀버렸다. (당연하지만 BMS 파일 포맷은 시간이 갈 수록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어 확장된다. 옛날 미디 쓰는 BMS라거나 이런 건 최신 플레이어에서는 아예 안 돌아간다.) 이런 현상은 사실 윈도에서도 다르진 않아서, BMS 플레이어 중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플레이어는 세 네 개 정도로 압축이 되어 버린 상태이다. 이런 현상은 장기적으로는 BMS 계에 좋은 방향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이미 루나틱레이브 같은 경우 업데이트가 굉장히 느려지기도 했지만).
차회 예고
본래는 팝픈뮤직을 쓰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지기도 했거니와 “PC용 리듬게임”에도 포함되지 않아서 빼기로 했다. 그런 고로 다음 글에서는 팝픈뮤직, 유비트, 이지투디제이를 다룬다. 외삽을 해 보면 다음 글은 7월 25일 쯤에 올라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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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아주 크게 다르지는 않은데, 지금은 디씨 리듬게임 갤러리도 있고 이런 저런 다른 창구도 있는 반면 당시에는 모든 종류의 리듬게임에 대해 얘기할 장소가 그냥 테오이밖에 없었다는 걸 감안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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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자는
.pak였지만, 클라이언트나 파일 포맷의 매직 넘버를 분석해 보면 이 포맷의 이름은 “Xi Packed Format”이나 뭐 비슷한 이름이었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 매직 넘버에서 따 온 “XIP 포맷”이라는 이름을 썼다. ↩ -
지금도 이 포맷의 변종이 쓰이는지는 잘 모르겠으므로 완전한 설명은 생략하지만, 개략적으로만 소개하면 디맥온라인에서 사용했던 파일 포맷은 크게 세 개로 나눌 수 있다:
- 최초의 XIP 포맷(XIP0)은 아마도 암호화가 전혀 안 되어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이 포맷으로 된 파일을 본 적은 있지만 클라이언트를 분석할 기회는 없었으므로 여기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
- 오픈 베타 이후 사용된 포맷(XIP1)은 바이너리 파일은 암호화를 하지 않고(그래서
OggS같은 매직 넘버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텍스트 파일은 1024바이트짜리 테이블과 덧셈 연산을 거쳐서 암호화가 되었다. 단순한 hex dump만으로 파일을 얻어 낼 수 없게 하려는 목적으로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했을 것이다. - 정식 출시 이후(아마도?) 사용된 포맷(XIP2)은 여기에 간단한 압축과 새로운 암호화 레이어를 덧붙였다. 압축은 LZ77 기반이었고, 속도를 위해서인지 바이트 단위로 읽을 수 있게 되어 있었는데 과연 이걸 펜타비전에서 직접 만들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아마 어디서 가져 온 거 아닐지?). 추가된 암호화 레이어는 첫 수십바이트 정도를 64비트 RSA로 암호화하는데, 아마도
OggS같은 매직 넘버도 안 보이게 하려는 목적이었겠지만 그럴 거면 키를 좀 길게 만들어서 비밀키는 못 알아내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당연하지만, 이런 암호화 장치는 실제 역공학을 막는 데는 전혀 쓸모가 없었다. 나중에는 (적어도 패턴 파일 같은 중요 파일의 경우) 데이터 파일의 검증을 클라이언트가 아니라 서버가 하도록 바뀌었는데, 애초에 시작때부터 그렇게 했어야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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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지투디제이 커뮤니티에서 구라를 치는 것으로 유명했던 차달식이라는 인물을 까는 용도로 만들어진 BMS. 이지투디제이 수록곡인 DIEOXIN에 이상한 샘플을 마구 넣어서 리믹스를 한 것인데, 이게 한동안 유행이어서 달식옥신, 달식워즈 등의 곡들이 꾸준히 만들어지곤 했다(어느 쪽이 먼저인지는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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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예나 지금이나 동방 프로젝트는 그게 무엇이고 어떤 설정을 가지고 있으며 대강 어떤 게임이다라는 정도만 알고 있다. 슈팅 게임은 확실히 내 취향이 아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