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저널

줄임표​

한글 맞춤법에서 줄임표(……)는 두 가지 맥락으로 쓰인다.

1) 말을 하다가 말 끝을 흐리는 경우 (“저기…….”)
2) 말이 보통 나올 자리에 실제로는 말이 없는 경우 (“왜 그랬어?” / “…….”)

그리고 맞춤법에는 용례가 없긴 하지만 실제로는 많이 쓰는 맥락이 두 개 더 있는데,

3) 말을 하다가 불가항력 때문에 말이 중단된 경우 (“지금 열차가 들어…….” / “스피커가 고장났나?”)
4) 원문에서 생략된 부분을 나타내는 경우 (“……. 그리하여 우리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

나는 맥락 3과 맥락 4에 대해서 1, 2와 다른 부호를 써야 한다고 본다. 3의 경우, “지금 열차가 들어─.” 처럼 줄표의 기능을 확장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현재 한글 맞춤법에서 줄표는 말을 부연하거나 정정하는 용도로 쓰는데, 이 정정하는 용도가 사실은 기존의 말을 끊고 다른 말로 넘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확장이라고 본다. 4에 대해서는 표준안이 없는데, 나 같은 경우 “[…] 그리하여 […]” 식으로 대괄호와 줄임표를 같이 섞어 쓰는 쪽을 선호한다. 어쨌든 1, 2와는 달라야 함은 분명하다.

한글 글꼴에 대해서도 비판을 한 적이 있지만, 나는 한국어와 한글을 사랑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한글과 거기에 쓰이는 문장 부호의 개선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게 못마땅하다. 새로운 용례가 추가되면 새로이 부호를 추가하거나 이미 있는 부호를 확장하는 것이 당연한데 현재는 너무 느리다. 이미 있는 부호도 좀 못마땅한 건 마찬가진데, 이를테면 왜 줄임표가 점이 여섯 개나 되는가? 혹시나 해서 찾아 봤지만 점이 세 개인 경우는 아예 규정이 없는 것 같다1. 영문에서 줄임표에 대응되는 ellipsis는 보통 점이 세 개이고 심지어 괄호 안에 들어갈 때는 뒤에 따르는 period도 필요가 없다(“(…)”). 도저히 알 수 없는 노릇이다.


  1. 애당초 “줄임표” 옆에 “……”라고 쓰여 있다. “…”가 아니라. 그럼 왜 KS X 1001에는 점이 세 개만 있는 건데? 


노트들

  1. noorim reblogged this from arachneng and added:
    아마 제일 큰 문제는, 정말 오래된 떡밥으로 왜 … 를 쓰면 안 되고 ……. 와 같이...맞춤법은 체계적으로 정리된지 채 100년도 되지 않았고, 더욱 더 많은...
  2. arachneng posted this
텀블러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