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27일
일본에 지진이 난지 벌써 3주째인데 아직까지 원전 문제는 해결이 된 건지 마는 건지 알 수 없는 것 같다. (이 마당에 일본 바깥에서의 관심은 점차 줄어들고 있으니 참…) 하지만 이 사건의 책임은 원자력 발전에 있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는 원전 운영을 병맛으로 한 도쿄전력에 있는 것이니, 이번 사건을 두고 원전 반대를 하는 작자들은 정신 차리고 뭐가 우선순위인지를 제대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조금 더 길게 쓰면 이렇다: 원자력 발전이 이렇게 늘어난 이유는 (제대로 운영된다는 전제 하에) 다른 발전 방법들보다 외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이 적고, 그러면서도 상당한 전력 생산량을 뽑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원자력 발전을 정 못 하게 하고 싶으면 원전을 없애는 게 아니라 절전을 해야 한다. 원전 없애고 다른 발전 수단으로 넘어 가는 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일이다1. 그리고 앞에서 “제대로 운영된다는” 전제를 깔았는데, 이번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점검은 수시로 빼 먹고 조작까지 하는 멍청한 회사가 40년 넘은 원전을 설계 수명이 넘도록 운영하다가 사고를 쳤음에도 불구하고 그 여파는 상당히 제한적이다2! 물론 이게 절대로 잘 되고 있는 건 아니고, 도쿄전력은 좀 철퇴를 맞아야 할 것이다만(안 그래도 국내외에서 열심히 까이고 있다), 이런 멍청한 운영에도 불구하고 어떤 식으로든 대처를 하는 게 가능하다면 원자력 발전을 무슨 핵폭탄처럼 생각하는 것은 당연히 잘못된 것이 아닌가?
다시 요약하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원자력 발전을 없애는 게 아니라, 원자력 발전의 “필요”를 없애는 것이다. 또한 원전 운영자들에 대한 감독을 철저히 하여 이런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게 옳은 방향이지만, 이 사건에서 볼 수 있듯 원자력 발전은 운영을 병맛으로 하고 큼지막한 자연 재해가 닥쳐 오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을 정도의 안전성을 갖추고 있으므로 원자력 발전을 맹목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사리에도 맞지 않는다. 도쿄전력은 나가 죽어야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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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 다음으로 제약이 적으면서 전력 생산량이 좋은 것은 화력 발전인데, 화력 발전이 원자력 발전보다 환경에 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가? 안 그래도 이번 사건으로 원전 건설이 주춤하면서 화력 발전이 늘어날 것을 염려하는 사람들도 좀 봤다. 수력, 풍력, 태양력은 제약이 여전히 상당하므로 대규모로 원자력을 대체할 만한 발전 방법이 당연히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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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체르노빌과 비교해 보면 이게 얼마나 안전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체르노빌 또한 운영 오류가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그 운영 오류로 발생할 수 있는 웬만한 문제들을 설계가 많이 희석시켜 준 반면 체르노빌은 그렇지 못 했다. 게다가 체르노빌 원전이 후쿠시마보다 10년 후에 지어졌다는 걸 생각해 보라(물론 소련의 원자력 발전 기술을 믿을 수 없다면 이건 상관 없는 얘기겠으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