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5일
저널에 아무 것도 안 쓴 이유는 순전히 바빠서이다. 공식적으로는 다음주에 대만에 출몰하고, 다다음주는 시험, 다다다음주에 부산에 출몰한다. 대만에서는 영어로 쌩쑈를 해야 하고, 부산에서는 학생들한테 강의 하고 소화 잘 되는 고기를 쏴야 할 처지이다(…). 이런 와중에 의욕은 떨어지고 정신줄은 놓고 다녀서 문제인데, 슬럼프인지 영어의 부담감인지는 두고 봐야 할 듯.
그런 관계로 저널에 지금껏 쓰려다가 귀찮아서 말았던 것을 한 번에 토해내는 시간을 가지기로 하겠다.
게임 관련
- 요즘은 오락실은 잘 못 간다. 역시 학교 바깥으로 유배간 것이 한 몫 했다.
- 그런 와중에도 리플렉 비트 레벨 60 찍었음. 실력은 거지라서 그레이드는 아직 A2. 다음 해금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글쎄…
- 유비트는 이제 한 번 가면 한 두 판 정도만 한다. Sweet Rain을 얼른 올콤해야 하는데 아깝게 안 되는 경우가 많다.
- 이지에서는 카무이 노멀 쌍오토 걸고 클리어 가능한 것 확인했음. 오토 스크래치만 걸었을 때는 아직 못 깼는데 뭐 카무이 이지도 종종 박자 틀리면 못 깨고 그러니까(…) 아마 좀 해 보면 무난하게 깰 수 있지 않을까…싶다. 한편 일부 곡들이 BE 패치 때문에 보면이 바뀌면서 스크래치가 늘어나서 못 깨는 경우가 생긴 건 좀 머리가 아프다.
- 동방에 저녁에 가면 종종 괴혼 트리뷰트를 한다. 유행 벌써 지난 게임을 지금 해서 뭐하나 싶긴 하지만.
魔人마인크래프트에서는 24×24×24 유리+용암(…) 주사위를 만들고 나서 일단 자제 중.
일본 지진 관련
- 아는 사람이 현재 일본의 상태를 “지진, 쓰나미, 방사능, 화산 4콤보”라고 말했는데 정말 정확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지진 후 며칠동안은 최소 인명피해만 나오고 최대 인명피해는 나오지도 않았는데 슬슬 최대 인명피해(이 글을 적는 시점에서 4만명 예측까지 나왔다)가 언론에 흘러나오기 시작하는 걸 보니 그나마 사태가 수습되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아무쪼록 피해가 최소화되고 더 이상 아무 일 없기를.
- 이번 지진의 규모는 일단 9.0인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난 것 같다. 규모 관련해서 가장 믿을만한 소스인 USGS 페이지에는 아직 MW 8.9로 나와 있는데, 잘 뒤져 보면 moment solution은 다 MW 9.0으로 나와 있고 어디에는 MW 9.1이라는 결과도 나와 있다(물론 아직 다 잠정적이다). 참고로 8.9와 9.0의 에너지 차이는 10001/20, 즉 1.4배.
- 당연히 한국 언론이니 현지의 한국 교민 생사에 관심을 가지는 건 뭐 어쩔 수 없는 노릇인데, 한류 타격 드립이라거나 반사 이익 드립 같은 건 미치지 않고서 나올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감정적인 소재만 골라서 기사 쓰는 습관도 여전하다. 아니 도쿄에 사는 모든 지인들(과 지인들의 지인들)이 도쿄는 첫 날 지나고 안정화되었다는데 왜 신문들은 나흘이 지난 지금까지도 패닉상태라고 하고 있냐?
- 한국에서 재빨리 구조팀 편성해서 일본으로 보낸 건 잘 했는데, 이걸 두고 헤드라인에 “지원국 중 맨 처음으로 도착”이라고 박아 놓는 센스란. 한국과 일본의 거리를 생각해 보세요 이 인간들아…. 사실은 다른 나라가 먼저 도착했으면 그게 망신이었을 것이다.
- 조용기는 그냥 나가 죽어라.
- 후쿠시마 원전 1기가 설계 수명을 넘기고도 수리를 해서 버텨 왔던 모양인데(원래대로라면 2011년 폐쇄), 이번 일을 계기로 연한이 지나면 무조건 폐쇄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일단 고리 원전부터 어떻게 좀 해라. (고리 1기는 올해로 4년 연장 운전하고 있다.)
- 무려 테레비 도쿄가 하루씩이나 정규 방송을 중지하는 (= 세계 멸망의 징조) 가운데, 사람들이 은근히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방영중 애니메이션의 행방은 아직 불분명한 듯. 종종 2주 혹은 4주 방영 연기라는 루머가 돌고 있으나 아직까지 하나도 확인된 게 없는 것 같고, 아무래도 도쿄가 멀쩡하므로 아주 문제가 될 애니메이션만 아니면 많아야 1주 연기로 끝나지 않을런지?
비평
- 리히터 “규모”가 맞다라는 어떤 기사의 지적은 반만 맞다. 왜냐하면 “리히터”라는 이름 자체가 지진 규모를 상정하는 방법을 고정해 놓기 때문인데, 거두절미하면 리히터 규모는 지역적으로 지각의 요동만을 측정하기 때문에 대형 지진(보통 7을 기준으로 삼는 듯)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 하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대형 지진은 보통 모멘트 규모(moment magnitude, MW)를 대신 쓰는데, 이는 지진의 모멘트, 즉 지진으로 인해 실제로 움직인 지각을 그만큼 손수 움직일 때 드는 일을 가지고 계산을 한다. 리히터 규모와 모멘트 규모는 중소형 지진에서는 비슷한 값이 나오도록 설정되어 있지만 그 이상에서는 모멘트 규모가 더 쓸모가 많기 때문에, 현재 나오는 웬만한 지진 규모는 다 모멘트 규모를 기준으로 한다고 봐도 된다(뭐 이걸로 측정 못 하는 경우도 있다). 귀찮은 걸 피하려면 그냥 “지진 규모 9.0”라고 말하고, 더 정확하게 하고 싶으면 “지진 규모 MW 9.0”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다(MW에 대해서 궁금한 사람은 알아서 찾아 볼 것이다).
-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에 대해서 오마이뉴스였나에서 원자력을 인간의 이기심이 만든 에너지라고 드립을 치는 걸 보고 황당했다. 아니, 그냥 솔직히 말하면 재생 가능한 에너지라는 것은 허상이다. 원자력을 안 쓴다고 치면, 다른 발전 방법은 과연 친환경적인가? 수력 발전은 인위적으로 물줄기를 바꾸기 때문에 이번 사건처럼 물줄기를 제어할 여유 전원이 없으면 물줄기가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은 시간 문제이고, 풍력 발전은 지역을 심각하게 타는데다 풍차로 인한 환경 문제도 종종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고 태양력 발전이 친환경적인 것도 아닌게, 태양 전지는 무슨 땅에서 튀어나오는 물건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다(현재 널리 쓰이는 태양 전지는 아직까지는 반도체 기반이다). 인류는 아직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다른 것에 비해 “조금 더 많이” 재생 가능한 에너지가 몇 개 있을 뿐이다. 관련해서 기후 변화 드립도 좀 까고 싶은데 이건 나중에….
- 학교에서 좀 떨어진, 문지동이라 불리는 기숙사로 유배를 당한지 몇 달이 지났는데, 셔틀 버스를 타면서 보니 길가에 과학 벨트 운운하는 현수막이 많이 붙어 있더라. 과학 벨트가 좋은지 나쁜지 판단할 정보가 별로 없어서 여기에 대한 가치 판단은 안 하겠는데, 어찌 되었든 이 인간들이 “지역 발전”을 위해서 유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걸 보면 지역의 발전(특히 집값)이 나의 발전으로 연결된다고 착각하는 바보들은 답이 없는 것 같아 보인다. 아무래도 어떤 식으로든 부동산 시장을 완전히 죽여 놓아야 이런 바보들이 정신을 차려야 할텐데, 아직까지 한국의 부동산은 실수요자와 한 백만광년 정도 떨어진 시장이다….
기타 등등
- 유닉스 타임스탬프가 13억을 넘었다. 운명의 32비트 타임스탬프 오버플로까지는 이제 약 9억초 정도 남았다. 뭐 9억대에서 10억대 넘을 때 발생했던 정렬 문제로 인한 혼돈의 도가니랑은 비교할 수 없으나.
- 연구실에 들어 온 사람들은 모두 나보다 나이가 많다. 여전히 막내이다(뭐 신경 안 쓰지만). 더불어 전원 군필자의 위엄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 데스크탑 컴퓨터를 새로 사야 하고(맥북 프로가 4년 이상 되면서 상태가 심각해지고 있다), 사려고 했던 책들도 출장 다녀 와서 한 번에 사 두려고 한다. (미리 사면 분명 그걸 보다가 준비를 못 하겠지…)
- 나는 osu! 태고 모드에서 지금껏 큰 돈/캇이 두 버튼 누를 때랑 한 버튼 누를 때 점수가 다른 줄 몰랐다(!). 최근 시범삼아 이미 올콤 찍은 것들을 이걸 염두에 두고 다시 플레이했더니 어떤 건 판정이 같은데 점수가 2만점 올랐다. 물론 두 버튼 누르기 어려운 경우도 있긴 하지만… 아오;
- 모 영문 채널(어딘지 맞춰 보시라)에서 그 채널 주제에 어울릴 것 같은 마인크래프트 모드에 대한 얘기를 꺼냈더니, 즉각 누군가가 그 모드를 만든 사람이 사실 그 채널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 줘서 벙쪘다. 근데 생각해 보니 그런 변태같은 물건을 만들 사람이 그 채널 말고 어디서 또 나오겠나 싶긴 하더라.
- 하제 동방에서는 요즘 댄스 센트럴이 대유행. 근데 하는 걸 보면 졸라 어렵다. 단적으로 아무리 화면에서 flawless(최고 판정)가 떠도 실제 하는 사람을 보면 춤을 추는 건지 몸개그를 하는 건지 알 수 없다(그리고 사실 보통 flawless 잘 안 뜬다). 게다가 동방 크기 때문에, 조금만 키가 큰 사람이 플레이하면 카메라가 머리 윗쪽을 인식 못 해서 판정이 급하락한다. 우스갯소리로 댄스 센트럴 하기 위해 동방을 넓혀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 그래도 키넥트 타이틀 중에서는 그럴듯한 게임 같아 보인다.
- 너무 늦은 평이긴 한데, 괴혼 트리뷰트는 시리즈의 “마지막 게임”으로 기획된 느낌이 강하게 든다. 전작들의 주요 맵들을 모두 한 자리에 모았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인데, 물론 새로 추가된 맵도 꽤 있긴 하지만 기존 맵을 많이 가져 왔다는 것은 신규 플레이어보다는 기존 플레이어를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일종의 서비스). 비단 기존 플레이어가 아니더라도, 기존 맵이 많이 있다는 얘기는 신규 플레이어가 전작들을 굳이 따로 구하지 않아도 이 타이틀 하나만으로 웬만한 건 다 해 볼 수 있다는 얘기기도 하다. 이 점을 생각해 볼 때 신작이 나와도 그 위치가 굉장히 어중간해질 건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뭐, 마지막 게임으로서 괴혼 트리뷰트는 충분히 괜찮은 것 같긴 하다(내가 골수 괴혼 팬이라서 이런 얘기 하는 건 아니고).
- 그 날이 다가오고 있다…!! 도대체 이번에는 무슨 이벤트를 준비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