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12일 소통하고자 하면 소통할 수 없다
라는 생각은 내가 넷 상에 자리를 튼지 10년이 넘어 가는 지금까지 느릿느릿하게, 하지만 확고하게 형성되어 왔다. 사실 내가 소통에 익숙치 않은 사람이라 더 그런 것 같다 — 내가 가장 말을 잘 할 수 있는 때는 내 앞에 과묵한 다른 사람이 있고, 내가 거의 일방적으로 말하면서 상대방이 종종 맞장구를 쳐 주거나 내가 빼먹은 부분을 지적해 주는 정도의 반응을 해 줄 때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오프라인과는 다르게 온라인에서는 내가 말을 더듬거나 하던 말을 까먹을 일은 크게 없지만.
하지만 인터넷 상에서 소통을 위해 쓰이는 많은 방법들은 너무 일회성이 짙어서 소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에 대해 의심이 갈 때도 많다. 제한된 사용자 층만을 대상으로 하는 곳이라면 대강 대충 소통을 해도 다들 알아서 할테니까 큰 문제가 없을 수는 있다. 하지만 예를 들어 블로그의 댓글 같은 것은, 칸은 넓은 주제에 긴 답변을 달기는 좀 많이 뭐하고 짧은 답변만 쓰면 “아 그렇군요.” “좋은 글 읽고 갑니다.” 따위의 비생산적인 내용이나 나올 것 같은 비효율적인 도구이다. (그래서 나는 블로그의 댓글과 트랙백을 합쳐야 한다고, 역시 오래 전부터 생각해 왔는데 만들긴 귀찮다.)
그래서 그런지 텀블러를 요전부터 좀 봐 왔는데 댓글을 못 쓰게 강제할 수 있다는 — 그리고 그렇게 해도 디자인이 어색하거나 하지 않다는 —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여기도 시범삼아 써 보기 시작한다. 역시 나는 이런 단순한 것이 가장 어울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