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저널

요즘 허구한 날에 “학력 인증”을 하겠다고 덤벼드는 일이 잦은데, 그 양상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그 대상이 (가짜의) 학력을 내세워서 이런 저런 이득을 취했을 것이라고 “추정”하여 인증을 시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대상이 그 말을 할 자격이 있는 권위자(authority)인지 알고자 하는 것이다. 전자의 대표적인 예로 타블로 사건이 있겠으며, 후자는 대중 매체에서 떠들어 대는 대부분의 학자들에 해당된다.

전자의 경우 모든 문제는 학력이 필요하지 않은 맥락에서 학력을 떠들어 대는 작자들 내지 그런 상황을 만드는 작자들에게 있다. 왜 타블로가 스탠포드 나온 게 중요한 건가? 어차피 스탠포드 나와서 그런 데 걸맞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좀 과장하자면) 딴따라 하고 있는 건데? 타블로가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이미지 메이킹을 한 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건 옳지만, 사실 일이 이 지경까지 간 데는 “학력 팔아서 이득을 취한다”는 설레발이 더 크게 작용했다.

후자의 경우, 몇 년 전에도 똑같은 얘기를 했는데 말의 진실은 그 말을 한 사람과 상관 없다. 어떤 주장이 사실임을 검증하려면 그 주장의 근거를 검증해야지 그 말을 한 사람을 검증하면 안 된다. 이걸 제대로 못 하면 여당일 때는 FTA 찬성하고 야당일 때는 FTA 반대하는 멍청한 한나라당·민주당 꼴이 되는 것이다. 비슷한 이유로 나는 뉴스를 볼 때 언론을 딱히 가려서 읽는 편이 아니다. 조중동조차도.1

…슬슬 옛날 글 링크하는 것만으로 한 글을 때울 수 있을 정도로 옛 글이 쌓이는 것 같다.


  1. 실제로 조선일보 같은 경우 분야에 따라서는 매우 질 높은 기사를 뽑아 내기도 한다. 이 얘기를 하던 도중에 어떤 이가 “조선일보는 일부 질 좋은 기사를 통해 빠져나갈 수 있는 부동층을 다시 끌어 모으고, 그로써 여론 지배력을 확립한다”라고 지적했는데,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어차피 조중동 뿐만 아니라 모든 언론은 비판적으로 봐야 하는 것이다. 일부 언론이 팩트를 의도적으로든 아니든 숨기면 다른 언론에서 그 팩트를 찾아 나서는 수 밖에 없기도 하고. 


노트들

  1. arachneng posted this
텀블러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