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20일
아는 후배랑 저녁으로 파닭을 먹으면서 휴게실에서 EBS 다큐프라임 10부작으로 교육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 걸 봤다. 원래 다큐멘터리나 뉴스 보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후배도 다르지 않으리라 본다) 먹으면서 별의별 얘기를 다 했는데, 마지막으로 둘이 동의했던 주제는 “이런 걸 논의할 장소가 필요하다”였다. 사실 파닭을 먹으면서 뭔가 얘기를 나눌 시간적인 여유도 있었고, 그러면서 앞의 TV에서는 이야기의 소재를 계속 던져 주고 있었기 때문에 얘기를 할 수 있던 것인데, 정작 이런 것들을 블로그나 그런 곳에 올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기록을 해 둬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 이런 아쉬움은 생각해 보면 이전에 랑데브 정모에 가서도 느낀 적이 있는데 그 때도 열심히 이야기를 하고 나서 그 내용을 도저히 내 기억만으로 완전히 재구성해 낼 수 없어서 내가 뭘 한 건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한데, 서로 이야기를 나눌 만한 사람이 있어야 하며, 이야기 거리가 있어야 하고(당사자들이 어느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있을 만한), 마지막으로 시간이 있어야 한다. 이번은 운이 좋긴 했지만 일반적으로는 이 세 가지 요소를 모두 만족하는 곳은 IRC밖에 없는 것 같아서 좀 아쉽다. (IRC는 물론 문자적인 대화에는 좋지만, 분명 생각을 문자로 바꾸는 과정의 오버헤드가 있다.) 아무튼 나중에 후배랑 얘기를 더 해 보기로 해 보고, 일단은 이런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돌아 왔다. 배는 부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