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5일
CSS3 다단 모듈을 싫어하는 사람이 나만 있는진 잘 모르겠다. 본래 다단이라고 하는 것은, 한 번에 볼 수 있는 텍스트의 양을 가로로 줄인 뒤 그런 텍스트 묶음을 여러 개 나열해서 일단 편집이 가지고 있는 단점 — 목록같이 공백이 많을 때 종이의 낭비, 가로로 종횡무진 왔다 갔다 하는 시선의 분산 등 — 을 해결하려고 만든 것이다. 하지만 다단이 항상 좋다면 지금쯤 모든 인쇄물이 다단으로 있어야 할텐데, 그렇지 않은 이유는 다단이 너무 좁으면 옆 단의 텍스트가 함께 보여서 집중을 할 수 없게 되고 사실 이미 많은 출판물이 정확히 같은 크기의 단은 아니더라도 조판상의 이유로 여러 크기의 단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럼 컴퓨터 화면은 어떤가? 컴퓨터 화면에서 다단을 쓰겠다는 것은 단의 갯수만큼 사용자한테 스크롤을 더 시키겠다는 얘기다. 글꼴 크기 같은 걸 사용자가 조정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인쇄물의 느낌을 살리겠답시고 다단을 쓴다는 건 애초에 말이 안 된다. 만약 한 화면에 들어 올 정도로 적은 양의 텍스트를 그럴듯하게 보여 주겠다거나, 엄청나게 큰 목록, 이를테면 위키백과의 참고 문헌같이 하나 하나 읽을 가능성이 없어서 공간을 줄이는 쪽으로 가는 게 더 나은 경우라면 납득을 하겠지만, 그게 아니면 독자들 똥개훈련시키는 거 말고 그 디자인의 의의가 어디 있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