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2일
아이폰이 일광절약시간 변경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 하는 버그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에서 까야 할 대상은 아이폰이 아니라 일광절약시간이다. 아니, 일광절약시간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하다. 일광절약시간을 도입해서 얻는 이익에 대해서는 여전히 상당한 논란이 있으니까. 설령 이익이 있다 하더라도, 그 이익이 시각을 조정해서 얻는 다양한 문제들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크다 할 수는 없다(링크한 위키백과 글을 참고하라).
사실 모든 시각·시간 정책이 아주 탄탄한 논리적 토대 위에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긴 하다. 대부분의 시간대는 역사적인 이유로 그렇게 정해졌고, 몇몇 시간대는 순전히 정치적인 이유로 그렇게 정해진 경우도 있다(대표적으로 중국의 단일 시간대 정책 — 물론 약간의 장점은 있겠지만). 한국 표준시도 지금은 UTC+9이긴 하지만, 조금만 뒤를 돌아봐도 이런 저런 이유로 1980년대 후반에 두 번의 일광절약시간이 있었고 1950~60년대동안에는 UTC+8과 UTC+9:30 사이를 이리 저리 옮겨다니기도 했다. (자세한 건 tzdata 참고) 뭐 그 때는 그래야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요즘도 종종 민족주의의 이름 아래 UTC+8:30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멍청한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한 번 정해진 표준시를 사소한 이유(평균 태양시와 표준시의 차이가 30분 정도 되는 것은 매우 사소한 차이이다!)로 변경하는 것은 위 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 더 이상 쉬운 일이 아니다. 단일 시간대만 해도 이런 상황인데 매 해 두 번씩 시간대를 바꿔 가면서 사람들과 기술자들을 그렇게 괴롭혀야 하는가? 게다가 그 길이까지 해마다 바꿔가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