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저널

학교에서 6년 가까이 구르다 보니까 학교에 불만불평괴로움이 지나치게 많아서 좀 그렇다. 학생을 봉으로 아는 학교, 돈 문제, 허구한 날 토목공사 벌이는 것 따위는 뭐 차치하고라도, 전산학과인 나한테 가장 와닿는 문제점은 역시 학교 사이트들이다. 학교 포탈이라고 하는 것은 ActiveX로 떡칠하고 심심할 때마다 에러 내뱉는 최악의 사이트이고, 웹메일 또한 인트라넷 메일이 얼마나 쓰레기인지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예시이며(그나마 포워딩이 되어서 다행), ERP 시스템인 CAIS는 어째 사이트보다 1998년에 만들어진 스탠드얼론 프로그램이 더 멀쩡해 보이는 기분이 들기까지 한다.

근데 이보다 더 거지같은 것은, 정작 교직원들 대부분이 이 사태가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오늘 얘기를 하자면: 학교에 리더십 강좌라고 외부 강사 초청해서 학기당 일곱 번인가 강연하는, 다섯 번 이상 의무로 들어야 하는 강좌가 있는데 이거 시간이 포탈에 오늘 4시 30분이라고 쓰여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포탈을 아예 안 들어가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포탈에 뭐가 떴더라”하면 내용만 확인하고 그러는데, 이번에도 연구실 형이 포탈 보면서 일정표를 알려 줘서 간 것이었다. 근데 20분 쯤에 가 보니 4시에 벌써 시작했다고 출석 확인이 안 된다고 그런다. 다시 살펴 보니까 오늘 아침 10시경에 4시 반이 아니라고 공지가 올라 왔는데, 다행히도 우리같은 사람이 한 둘은 아니라서 항의해서 출석 확인을 받아 내긴 했지만(…) 참 씁쓸하긴 하더라.

보통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뭔가를 알려야 할 때 쓸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창구는 세 개 정도이다. 가장 보는 주기가 긴 사이트는 당연히 포탈인데, 나처럼 아예 안 보는 사람은 좀 드물겠지만 온갖 불편한 인터페이스1 때문에 오래 체류하기는 싫은 사이트이고, 커뮤니티도 진작에 죽어서 들어갈 이유를 찾기도 어렵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탈을 하루~1주일에 한 번 정도 보는 게 보통인 것 같다. 그 다음으로는 아마 아라 같은 교내 비비들일텐데, 여기는 포탈에서 말아 먹은 커뮤니티가 그나마 멀쩡하게 살아 있어서 포탈보다는 더 자주 볼 수 있다.2 마지막으로 가장 즉각적인 반응이 가능한 창구는 역시 이메일인데, 물론 카이스트 웹메일은 좀 안 좋지만 포워딩이 가능하므로 비교적 나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대학원생들은 이메일 클라이언트는 계속 켜 놓고 있으므로 (일단 학과 및 교수님께서 보내는 게 이메일이니까) 만약 정말로 급한 일이라면 이 쪽이 가장 적절한 창구일 것이다.

자, 그럼 다시 앞의 상황을 곱씹어 보자. 오늘 하는 리더십 강좌 시간표가 잘못되어서 시간을 다시 고쳐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이걸 이메일로 하는 건 좀 그렇다 해도 최소한 아라에는 올렸어야 하지 않나 싶다. 웃긴 것은 아라에 올라 오는 대부분의 학교 공지들은 이런 것처럼 시간에 꽤 영향을 받는 공지가 아닌, 한 1주일 내지 한 달 이후에 대한 뭔가를 공지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학생 공지야 이것 저것 많이 올라오니까 차치하고더라도…) 이런 의미에서 나는 이 사람들이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개념이 나만치도 없다고 본다. 짜증난다.


  1. 온갖 ActiveX는 뭐 취향 차이라고 해도, 사이트에 들어 갈 때마다 유효기간 지나서 에러나는 인증서(공사할 돈은 있으면서 인증서 살 돈은 없냐!)와, 로그인 뒤 공지를 보는데 필요한 클릭 수(아마도 3번 쯤) 같은 걸 고려했을 때 어쩌면 의도한 인터페이스가 아닐까 의심이 가기도 한다. 

  2. 물론 이것도 개인차가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나는 포탈 뿐만 아니라 아라도 자주는 안 보고, 아라의 커뮤니티성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좀 있다. 


텀블러를 씁니다.